요즘 회사에서 좀 피곤한 일이 많습니다.         
늦게 퇴근을 하게 되면, 편안한 술 한잔 생각이 간절해요.          
   
그럴땐, 눈물나게 차가운 맥주도 좋고 위스키 미즈와리도 좋지만        
 
편안하게 마음을 뉘여 주는 듯한 와인도 좋습니다.         
 
그런 와인이라면
역시 화이트, 가격도 저렴하,고 맛과 향도 심플하면서 편한
그런 와인이어야 합니다.        

여기서
가격이 중요한 게, 혼자 한병을 다 마시지 못하니까요.
절반 정도는 냉장고에 넣어두지만, 결국에 버리기 십상입니다.         
이미 꺽여 버린 와인을 꾸역꾸역 먹는 일 만큼 비참한 일도 없습니다.
그것은 여름날, 미지근하게 김빠진 맥주를 먹는 일과 비슷한 정도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 고른 와인은
프랑스 알자스의 명가, 휴겔의 막내격인 "정띠"입니다.   

정띠는 알자스 지역의 5가지 청포도를 브랜딩한 전통방식의 와인인데
한동안 명맥이 끊겼다가, 휴겔사가 최근에 다시 복원했다고 합니다.            뭐, 자세한 것은 모르겠고~ ^_^;       

일단 병을 열면.
역시 블랜딩인가 싶게... 다소 흐릿하고 복잡한 향이 올라옵니다.
구수한 향과 상큼한 과일향이 동시에 올라옵니다.        

잔에 따르면 포도향, 사과향이 어울려 올라오구요.
아마 머스캇 품종이 아로마의 뼈대를 형성하는 것 같습니다.        

조금 더 코를 대면, 이어서 게부르츠트라미너의 스파이시한 향이 희미합니다. 그래요, 역시 이게 있어야 알자스 같아요. (독일 옆이란 의미)       

맛은 단순하고 편안합니다.
탄닌은 없고, 신 맛에 중심이지만 후반부에 단맛이 부드럽게 앞에 나서니까
입 안에는 자연히 군침이 고입니다.        

봄날 잔디밭에서 뛰노는 아이들 있잖아요. 그런 아가들 보면서 짓게 되는 미소요. 그런 웃음을 짓게 되는 편안함입니다. 참 좋네요, 요렇게 환한 표정으로 오늘도 굿 나잇! 내일도 힘 내! 해주는 와인이라니.       

참, 가격은 만칠천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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